한국 과학기술 경쟁력이 추격자 신세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변화에 얽매이지 않는 ‘퍼스트 무버(개척자)’ 전략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특히, 특정 기술 분야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는 방식은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염한웅 포항공대(POSTECH) 교수는 최근 학술원에서 발표한 내용에서, 현재 한국의 과학기술 정책이 국가 전략 기술 리스트를 기준으로 연구개발(R&D) 예산을 선택적으로 투입하는 방식은 지나치게 획일적이며, 기술과 시장의 예측 불가능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기술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고 예측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특정 분야에 예산을 집중하는 것은 오히려 혁신을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마치 빠르게 변화하는 물살 속에서 한 곳에만 매달려 있으면 표류할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는 비유로 해석됩니다.

퍼스트 무버 전략의 중요성

퍼스트 무버 전략은 새로운 기술이나 시장을 먼저 개척하여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 시장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과 혁신적인 아이디어 발굴을 요구합니다. 현재 한국 과학기술계는 이러한 퍼스트 무버 전략 구현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정권 초월적 접근의 필요성

전문가들은 과학기술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권의 이념이나 정치적 고려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립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에 대한 국가적인 합의를 도출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기업, 대학, 연구소 등 다양한 주체 간의 협력을 강화하여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급변하는 기술 경쟁 시대에 한국 과학기술이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정권 초월적 접근과 혁신적인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한국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변화를 최소화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국가적인 합의를 도출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한국 과학기술은 추격자 신세를 벗어나 세계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